오정신

우리가 이별하는 법

어머니, 이별하시려거든
다음 생에선 사흘만 말미를 주셔요
당신의 꽃 무덤에 앉아 눈물짓는 저에게
두 손을 그러쥐며 큰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이별 할 시간을 주지 않고 떠나가는 건
자식들에게 평생 한으로 남을 테니
하늘님이시여,
초라해진 육신을 거두어 가더라도
가고 싶은 여행지에서의 하루
맛난 음식 먹으며 행복감을 누림에 하루
그리고
이별을 이별이라 느끼지 않게 통보하는데 하루
그렇게 쓰임에 자식들 서운하지 않을 시간,
딱 사흘만 맑은 정신을 허락하시어
잠자듯 그리 가게 해주십사
별무리가 경계를 가르는 밤마다 기도하신다고...


누구는 사실만큼 사셨으니 호상이라 하고
또 누구는 병치레 없이 살다 가셨으니 호상이라지만
그건 산 자者를 위한 위로의 말일 뿐
아무리 긴 시간을 함께 보냈다 한들
자식들 입장에서 호상이란 없는 법


다음 생이 있거들랑
제게 꼭 사흘의 겨를을 주소서
댕강댕강 꽃대궁 꺾여 지고 마는
동백의 단호한 이별처럼은 마시고
눈부신 봄 햇살로 오셔서
당신 인생이 피듯
꽃 피는 것 한 번 더 보시고
홀가분히 떠나셔요


삼베옷 벅차게 입으시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