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신날

박성숙


여든 아홉 번째
생신을 맞는 울 엄마 얼굴에
따뜻한 미소가 하늘하늘 번진다


젖먹이 어린 자식 등에 업고 안고
힘든 농사일 하시느라 힘들었던 삶
주름진 얼굴에 빼곡히 담겨있네


남편과 자식의 앞날이 당신의
희망이요 기쁨이었던 삶이
그 시대 여인들의 삶 이었으리


둘째언니가 정성들여 차려주신
생일상을 받고 소녀같이 웃으시는
엄마모습에 이런 게 자식을 낳으시고
길러주신 보람이었으리
생각하니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손자 손녀들 춤추고 노래하는
재롱잔치에 박수치고 쌈지 돈을
꺼내주시는 모습 연로하신 당신
건강보다 자식들의 건강과 안부가
걱정되는 모습에서 진한 모성애를
느낀다


엄마 자식들 걱정은 마시고
마음 편하게 건강하게 사세요


꼭 안아드리니
꽃처럼 이쁘신 울 엄마
해처럼 밝게 웃으신다


차가운 꽃샘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담장에
소담스럽게 핀 하얀 목련도
환하게 웃으며 생신을
담뿍 축하해 준다

삶이란

김숙영


삶은
흐르는 물과 같다


빨리 가고자 서두르지 않고
일찍 가고자 성급함도 없고
뒤 따라 온다고 무시함도 없으며
늦게 간다고 안달함도 없으며
무탈 하게 가려면 둘러가는
법도 알며


끼여 들땐 끼워주기도 하고
엉기면 엉겨 주기도 하고
밤이면 달도 보고, 별도 보며
님 그리워해 보기도 하며
그저 그렇게 무심無心으로
흘러간다


우리네 마음 또한 그러하다면
그러나, 추함이 있어도 열어야 하는 마음
아픔이 있어도 그저 그렇게 흐르며
마음의 고통이 심할수록
삶도 깊어지고 풍성 해진다고 하지만


사랑 마음이 큰 만큼
받은 상처는 깊이 파이고
쓰리고 아픈 것


마음과 마음 들이
물 같은 사랑 마음으로 흐른다면
아! 얼마나 우리네 삶이 풍성하고
행복 가득할까

사랑받는 사람은요

水河 노미경

사랑받는 사람은 예뻐서가 아니라
항상 밝게 웃는 사람이 사랑을 받는거래요.


사랑받는 사람은 잘라서가 아니라
항상 겸손한 사람이 사랑을 받는거래요


사랑받는 사람은 똑똑해서가 아니라
항상 배려해 주는 사람이 사랑을 받는거래요.


사랑받는 사람은 그냥 사랑 받는 게 아니라
사랑 받을 행동을 하니까 그래서
사랑을 받는거래요.


사랑은


사랑은 잘난 사람과 하는 게 아니고
나를 잘나게 만드는 사람과 하는 것이고


사랑은 멋진 사람과 하는 게 아니고
나를 멋지게 만드는 사람과 하는 것이고


사랑은 순수한 사람과 하는게 아니고
나를 순수하게 만드는 사람과 하는 것이고


사랑은 착한 사람과 하는 게 아니고
나를 착하게 만드는 사람과 하는 것이고


사랑은 좋은 사람과 하는 게 아니고
상대방을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사람과 하는거래요


사랑은요
그렇게 주고받는 거래요

구례 산수유

彩花백설부

층층나무에 손톱 크기 만한
피침상 삼각형 샛노란 꽃들이
우산 모양을 하고는
작은 요정이 되어
소담스럽게 춤을 추면
혼자보다는 함께 어우러짐이
더 눈부심을 느낀다


산수유 꽃길을 걸으며
영원불멸의 사랑을 꿈꾸는
상춘객들의 가슴마다
노란 꽃물이 든다

내게 오월은

해무 이선정

풀꽃 향기만
감돌았으면 좋겠습니다
바닥을 친 괴로움이
다시 바닥으로 끌어도
하늘 쪽으로 고개 빳빳이 치켜들고
풀꽃 향기 맡으며 애써 외면할 겁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순하게 눈맞춤 하는 저녁만으로도
제 하루는 짧습니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 속에
날마다 하루 만큼씩 이별과 가까워질 이들,
그들이라면 붉은 장미의
가시까지도 기꺼이 안을 수 있겠습니다
내게 오월은
잔잎을 떼어내도
다시 사랑으로 빈자리를 가득 메우는
다육이 같은 사랑이고 싶습니다
내게 오월은
풀꽃 향기 가득할 겁니다
나풀나풀 춤출 겁니다
그러니 그대여
당신도 그러하세요